2007/06/30 11:25

전교회장은 아무나 되나?

2004년 4월 15일. 대한국민학교 제 17대 대의원을 뽑는 날이다. 그 전날. 나무를 비롯해 놈상들 몇 명이서 술내기를 했다. 결과를 맞혀 꼴찌가 술을 사기로. 대의원을 뽑는 대한국민학교는 전교회장 탄핵이라는 교무회의 발표에 엄청난 회오리바람이 불고 있었다. 탄핵의 후폭풍이 거세지만 대한국민학교 학생들 성향을 봐서는 뚜껑열린반이 과반수를 넘기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였다. 과반수를 차지하리라고 예측한 놈은 나무가 유일했다.


선거 다음 날. 소위 말하는 수구꼴통은 절대 아니지만 전교회장은 무조건 싫다며 딴나라반에 올인했던 B가 술을 샀다. 투표는 팽개치고 개심사 입구에 있는 백숙 집에 가서 닭다리를 같이 뜯었던 그 놈상이다.

지금 대한국민학교는 연말에 다음 전교회장을 뽑는다며 벌써 난리다. 선거를 이십여 년 전에 마지막으로 했던 나무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가만히 보고 있으면 참 가관이다.

뚜껑열린반은 말 그대로 뚜껑이 열려 옆반하고 합치느니 마느니 하며 책걸상을 옮기느라 시끄럽다. 우리반을 지켜야 한다는 학생들은 이미 기타반으로 자리를 옮긴 회장과 꿍짝을 맞추고 있다.

관전의 재미는 지금 딴나라반이 쥐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UCC보다 흥미롭다. 회장선거에 나갈 수 있는 유력한 후보 두 커플-놈상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아서리-은 내가 잘 났니 네가 못났니 하며 껍씹는 소리를 하고 있다. 날마다 교탁위로 뛰쳐 올라가 조동아리로 완투 펀치를 날린다. 그 뒤로는 똘마니들이 우르르 서 있고. 그동안 같은 반 동급생이었다는 것이 믿어지질 않는다. 마치 예비고사만 통과하면 대학 수석입학은 떼논 당상 인줄 알고 치고받고 난리부르스다. 한심하다 못해 측은해 보인다.

이럴 때면 꼬박꼬박 냈던 연금회비를 돌려받고 전학 가고 싶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러지도 못한다. 아니면 외국인 학교에서 전교회장 해 봤던 놈을 데려오고 싶은 심정이다.

전교회장 자리에 앉혀놓으면 그 나물에 그 밥이지만 이번 전교회장은 누가 될까? 지난번 결과처럼 전교회장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닐 게다. 선거 전날까지 대한국민학교에서는 개그 콘서트나 거침없는 하이킥이 계속될 성 싶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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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8 00:45

지조, 여자만 있다?



병자호란 때 놈상은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전쟁터에 나갔다 고향으로 돌아왔다. 반가운 얼굴 대신 놈상을 기다리는 건 그미가 끌려 갔다는 소식. 놈상은 연인이 풀려나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미는 돌아오지 않았다. 소식도 알 수 없었다. 북한산 자락에 청나라로 끌려갔다가 풀려 났지만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여인들이 모여 살았다. 놈상은 북한산 자락을 떠돌며 그미를 찾았지만 끝내 찾지 못하였다.

놈상은 북한산에 올라 북쪽을 바라보며 언제고 돌아올 그미를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 지금도 그미를 기다리며 서있는 사모바위.

망부석 여인네는 남편을 기다리고 사모바위 놈상은 애인을 기다린다. 망부석은 혼인이라도 했다.

북한산 사모바위에서(2007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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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6 01:58

플라타너스 그늘의 기억

나는 시 읽는 것을 좋아한다. 현장비평가의 순발력은 나와 거리가 멀지만, 내 곁에는 늘 두어권의 시집이 놓여 있곤 했다. 무엇을 읽건, 철학이건 사회과학이건 아니면 소설작품이나 비평서건 간에 그 시작과 끝에는 시가 있었다. 그런데 가만 돌아보니 시를 읽은 지도 꽤 된 것 같다. 왜 그리 뜸하게 되었는지. 마음자리가 어지러워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속 깊은 곳엔 늘 시가 있었다. 간결하고 맑은 것, 그래서 어떤 순정함이 시적인 것이라면, 그것은 결국 돌아가야 할 곳이라고 여겼는지도 모른다.

야콥 반 루이스달의 ‘밀밭 풍경’(1662년경)에서 해는 구름 사이로 나오려 한다. 이 빛으로 풍경의 일부는 빛 속으로 드러나지만 다른 일부는 그늘 속에 있다. 화가가 사물의 드러남과 숨음을 색채로 보여주듯, 시인은 언어에 기대어 사물과 하나가 되고 이 사물처럼 느낀다. 세계의 풍경은 이 세계를 느끼는 내 마음의 풍경이다. 풍경과 마음을 하나로 잇는 것이 시이고 그림이다.
그러나 시를 이해하기란 간단치 않다. 시란, 줄이자면, 사물삼투적인 언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대상 속에 감정을 투사시켜 ‘마치 내가 그 대상인 것처럼’ 느끼고 표현된다. 이렇게 해서 만물은 새롭게 태어난다. 그러니까 시인은 자기만의 중얼거림이 아니라 무엇에 기대어, 이것을 상상적으로 관통하면서 자신을 표현한다. 시의 언어를 ‘빗대어 말하기’ 또는 ‘이미지의 비유’라고 부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결국 시에서 드러나는 것은 시인의 느낌이고, 그의 삶과 세계관이다. 여기에서, 흔히 그러하듯 소재나 모티브를 거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형식주의적 방법이 아니더라도 시에 다가설 수 있다.

한 가지 간단한 방법은 그냥 천천히 소리내어 읽는 것이다. 그래서 그 뜻이 금방 다가오는 작품들에서 시작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쉬운 작품을 서로 연결시키면서 전체 그림을 그려보는 일이다. 황인숙의 시 ‘비’는 그런 출발점으로 좋아 보인다.



    저처럼
    종종걸음으로
    나도 누군가를
    찾아나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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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5 23:42

하루의 가치는 얼마짜리인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돈이 입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당신의 통장 속에 이 돈이 입금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돈은 적립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이체되지 못한다는 규칙이 있다.

이 돈의 정체는 시간이다. 영국 워릭대학 이안 워커 경제학 교수는 시간의 금전적 가치를 계산하는 방정식을 창안했다.

방정식은 "V=(W((100-t)/100))/C".
V는 시간당 가치,W는 시간당 임금, t는 세율, C는 생활비를 나타낸다.

이 공식에 따르면 영국 남성의 1분 가치는 평균 10펜스(약 2백원), 여성은 8펜스(1백60원)다. 예를 들어 이닦는 데 3분이 걸리면 30펜스(6백원)를 써버리는 셈이다.

영국 남성을 기준으로 288,000원이 하루의 가치이다. 그러나 그 가치는 산술적 가치일 뿐이지 사람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1년의 가치를 알고 싶다면 1년밖에 못산다는 시한부에게 물어보면 된다. 한 달의 가치를 알고 싶다면 미숙아를 낳은 어머니를 만나 보면 안다. 한 주의 가치는 주간신문 편집자들이 잘 알 것이다. 한 시간의 가치가 궁금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이에게 물어 보면된다.

일 분의 가치는 간발의 차이로 열차를 놓친 사람에게, 일 초의 가치는 목숨을 잃게 될 아찔한 사고를 순간적으로 피한 사람에게, 천 분의 일초의 소중함은 아깝게 은메달에 그친 육상 선수에게 물어 보면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생의 가치를 알고 싶으면 임종 직전의 노인에게 물어보면 된다.

어제의 시간은 소비한 것이며 미래의 시간은 당신에게 불확실하다.
그러므로 오늘의 시간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present)를 선물(present)이라 한다.

오늘 하루는 당신이 올인을 할 수 있는 중요한 투자싯점이다.
오늘 하루의 손익계산서를 꼼꼼히 따져보자.
공짜 인생이란 없다. 당신의 종말이 불연듯 다가오고 있음을 명심하며 살자.

(공병호의 성공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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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4 04:44

노무현 대통령의 최대 업적

하늘에 계시던 대통령 각하를









땅으로 내려 놓았다.
다시 하늘로 올라 갈 수는 없다.
이제 사람들은 우러러보는 하늘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다.
가카(閣下)를 가카(脚下)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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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0

Recent Posts widget

Ⅰ. 일반적인 방법¹

1. 템플릿 → 페이지요소 → 페이지요소 추가 → 피드 선택
2. 피드 URL 주소 입력
    http://yourblog.blogspot.com/feeds/posts/default
    yourblog.blogspot.com : 사용자 블로그 주소
3. 피드 구성
    게재 항목 선택 → 변경내용 저장
4. 배치

※ simple한 반면 이전 post를 수정하고 저장하면 가장 최근의 post로 표시되며 게시한 post가 실시간 display가 안되는 단점이 있다.


Ⅱ. Recent Posts widget 조정 방법²

1. 템플릿 → 페이지요소 → 페이지요소 추가 → HTML/JavaScript 선택
2. 아래 소스를 복사하여 콘텐츠에 붙인다.


<ul>
<script style="text/javascript">
function showrecentposts(json) {
for (var i = 0; i < numposts; i++) {
var entry = json.feed.entry[i];
var posttitle = entry.title.$t;
var posturl;
if (i == json.feed.entry.length) break;
for (var k = 0; k < entry.link.length; k++) {
if (entry.link[k].rel == 'alternate') {
posturl = entry.link[k].href;
break;
}
}
posttitle = posttitle.link(posturl);
var readmorelink = "(more)";
readmorelink = readmorelink.link(posturl);
var postdate = entry.published.$t;
var cdyear = postdate.substring(0,4);
var cdmonth = postdate.substring(5,7);
var cdday = postdate.substring(8,10);
var monthnames = new Array();
monthnames[1] = "01/";
monthnames[2] = "02/";
monthnames[3] = "03/";
monthnames[4] = "04/";
monthnames[5] = "05/";
monthnames[6] = "06/";
monthnames[7] = "07/";
monthnames[8] =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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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names[10] = "10/";
monthnames[11] = "11/";
monthnames[12] = "12/";
if ("content" in entry) {
var postcontent = entry.content.$t;}
else
if ("summary" in entry) {
var postcontent = entry.summary.$t;}
else var postcontent = "";
var re = /<\S[^>]*>/g;
postcontent = postcontent.replace(re, "");
if (!standardstyling) document.write('<div class="bbrecpost">');
if (standardstyling) document.write('<li>');
document.write(posttitle);
if (showpostdate == true) document.write(' <font size="1">' + monthnames[parseInt(cdmonth,10)] + '' + cdday + '</font>');
if (!standardstyling) document.write('</div><div class="bbrecpostsum">');
if (showpostsummary == true) {
if (standardstyling) document.write('<br/>');
if (postcontent.length < numchars) {
if (standardstyling) document.write('');
document.write(postcontent);
if (standardstyling) document.write('');}
else {
if (standardstyling) document.write('');
postcontent = postcontent.substring(0,numchars);
var quoteEnd = postcontent.lastIndexOf(" ");
postcontent = postcontent.substring(0,quoteEnd);
document.write(postcontent + '...');
if (standardstyling) document.write('');}
}
if (!standardstyling) document.write('</div>');
if (standardstyling) document.write('</li>');
}
if (!standardstyling) document.write('<div class="bbwidgetfooter">');
if (standardstyling) document.write('');
if (!standardstyling) document.write('</div>');
}
</script>
<script style="text/javascript">
var numposts = 10;
var showpostdate = true;
var showpostsummary = true;
var numchars = 22;
var standardstyling = true;
</script>

<script src="http://yourblog.blogspot.com/feeds/posts/default?orderby=published&alt=json-in-script&callback=showrecentposts">
</script>
</ul>

    var numcposts : 게시할 post의 수
    var showpostdate : post 게시 날짜 (true or false)
    var showpostsummary : posts 내용 게시 (true or false)
    var numchars : post 글자수
    var standardstyling : post 정렬방법 (true or false)
    yourblog : 사용자 블로그 주소
※ Original source에서 date 표시 및 크기(Jun 01, 2007 → 06/01), summary 내용(기울임꼴 → 정자체, (more) → 생략)을 수정하였음.

3. 변경내용 저장 후 배치


Ⅲ. 에필로그

지난 주 recent comments widget을 게시할 때는 무척 더웠는데 지금은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올해는 호우피해 없이 지나갔으면 합니다. 불보다 물이 더 무섭다는 걸 근래에 너무 자주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1. [출처] Zizukabi:Recent Comments in Sidebar
2. [출처] TypoXP Blogger Templ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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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3 00:12

금강산과 국립공원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계곡에 몸 전체를 담그면 자연공원법에 따라 2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공지를 발표했다. 지정된 장소 밖에서 야영하면 50만원, 취사행위와 쓰레기 투기는 과태료 10만원이다. 요즘도 그런 몰상식한 사람이 있으랴 마는 작년 7~8월에 301건이 적발됐고 그중에 10건이 계곡에서 목욕이나 세탁한 경우란다. 주의를 주거나 계도한 것을 합치면 더 많았을 것은 뻔하다.

요즘 산행을 하면 나부터가 조심하게 되고 의식수준도 많이 높아져 예전처럼 눈살을 찌푸리는 행위를 목격하기는 쉽지 않다. 정말 산을 좋아해서 산에 오르기 때문에 무척 아끼고 폐를 안 끼치려 한다. 그런 발칙한 행위를 뻔뻔스럽게 저지르고 있는 놈들은 뜨내기들일 게다. 단속하려고 하면 언성부터 높이고 왜 나만 잡고 그러냐고 엉길 게 분명하다. 이런 씨방새 같으니라고.



2004년 9월 초 금강산 관광을 했을 때다.

통일 전망대에 있는 남측 출입사무소에서 수속을 마치고 휴전선을 넘어갈 때 모두가 긴장돼서 말들이 없어지고 지시에 고분고분 따른다. 이동중 사진촬영은 물론 휴대전화 사용도 안 되니 가방 깊숙이 집어넣는다. 미국 잔재인 청바지 차림은 출입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운전기사의 말에 몇몇은 큰소리 한 번 쳐 보지 못하고 전전긍긍. (후에 알았지만 초창기에는 그랬다고 한다.) 주민등록증이 없어 운전면허증이 있음에도 여권을 가지고 온 양반도 있다.

북측 출입사무소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을 받는데 남측 사무소와 달리 모두가 조용하다. 인민군이 입국심사를 하고 있고 사방에 부동자세로 서 있으니 기가 죽을 수 밖에. 팽팽히 흐르는 알 수 없는 긴장감과 불안감. 노인네 어린애 할 것 없이 모두 끽소리 없이 지시에 잘 따른다. 줄을 서라면 서고 앉으라면 앉고 인원파악을 위해 일련번호를 부르라면 부르고. 사람들로 북적대지만 조용하고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산에서는 흡연이 일절 금지돼 있고 도중에 볼일을 보려면 지정된 유료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출입금지 선을 넘어 가서는 안된다. 몇 시까지 관광을 마치고 이곳으로 모여라. 북측 안내원과는 민감한 대화는 하지 말 것이며 음식물 휴대도 하지 마라.

이런 금지사항이 많음에도 이를 어기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관광은 자유스럽게 즐길 수 있지만 중간 중간 안내원들이 있어 가벼운 제재를 하기도 하고 도가 지나치면 큰일 날 것처럼 느껴졌다. 여기는 나이불문 지위불문. 지킬 걸 지키면 모두가 편안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말로만 들었던 옥빛 물결.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산행길. 너무나 자연적이어서 신선의 세계에 들어 온 듯한 풍경. 형언할 수 없는 감동. 저녁 식사를 하며 흥겹게 북한 소주를 마셨지만 취하지가 않는다. 예전 시골에서 마셨던 막소주보다 더 썼지만.

1박 2일 일정을 마치고 다시 남쪽으로 향하자 긴장이 슬슬 풀어지기 시작하려는 순간 갑자기 버스가 섰다. 사진을 찍지 말라고 했는데 단체로 남측을 향해 움직이던 버스 중 한 대에서 이를 어기고 촬영을 한 놈상이 있어 지금 검문 중이라는 것이다. 그 놈상 덕분에 관광버스 30여 대가 꼼짝없이 사십여 분을 묶여 있었다. 휴전선을 넘어서자 소주를 마시기 시작하고 노래를 부른다. 도착한 남한 출입사무소는 난리다. 어제 북쪽 상황과는 정반대. 왜 통과시켜 주지 않느냐며 고함이 들리고 취기가 오른 어떤 관광객은 직원과 대판 싸우고 있었다. 신선 세계에서 노닐다 온 고즈넉한 금강산 여흥은 이내 산산이 부서졌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로 등산을 하게 되면 공원관리를 북한에 위탁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물론 북한 땅이라는 묘한 긴장감 때문이겠지만 금지사항은 예외 없이 모두가 지켜야 하는 그런 분위기 반의반만이라도 있으면 씨방새 같은 행위들은 엄청나게 줄어들 게다. 남북교류 차원에서 검토해 볼만한 일이기도 하고 기합이 쑥 빠져서 욕을 바가지로 쳐 먹는 요즘 공무원들 정신 바짝 차리게 하는 효과도 있을 성싶다.

금강산에서 받은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감동을 느끼시라고 어머니를 모시고 다시 한 번 가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못 지키고 있어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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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1 01:53

樂書

노블레스 오블리주
냄새나는 또랑에 100원짜리 동전이 빠졌다. 꼬맹이는 울면서 그 동전을 꺼내 달라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다. 동전을 건지는데 200원의 비용이 든다.

손해나는 장사가 뻔하니 또랑에서 꺼내는 것을 포기하고 주머니에서 100원을 끄집어 내 꼬맹이에게 건네주는 사람과 손해나는 게 뻔한 줄 알지만 동전을 건지지 않으면 영원히 그 가치가 사라진다는 걸 알고 망설임 없이 선뜻 동전을 건지는 사람과의 차이


家長
한순간의 최악에 대처하고자 늘 최선으로 존재하는 사람



한 물체의 질량은 다른 물체들의 존재 혹은 그 역사에 대한 표현이다.


Life
if 라도 있으니 그나마 살만하다.


창조력
정해진 예산에서 끝에 붙어 있는 한 자리를 잘라내면 창조력이 발휘되고 두 자리를 자르면 창조력이 폭발한다. - 브라질 꾸리찌바 시 자이메 레르네르 前 市長 -


萬古不變의 眞理
世上에 공짜는 없다.


욕심
움켜진 손을 놓아야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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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0 00:13

Life in free-volt



Life in free-volt


me2day에서 친구가 된 꼬낀느님이 남긴 글.

변해야 산다고 조동이로 열심히 떠들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정작 나 자신뿐. 지저깨비님 댓글처럼 도란스 살 능력이 안되면 변해야 하는데 고것이 참 어렵다.

도란스(transformer).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고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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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9 00:21

첫인상

올해 107회째가 되는 2007년 US OPEN Golf에서 앙헬 카브레라가 우승했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카브레라는 15살이 되던 해 그 당시 아르헨티나가 낳은 세계적인 프로골퍼 에두아르도 로메로가 헤드 프로로 일하던 골프장 캐디로 취직하면서 골프를 시작하게 됐고 남미 출신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967년 브리티시 오픈에서 로베르토 데빈센조(아르헨티나)의 우승 이후 40년 만이란다. 더군다나 추격하는 타이거 우즈와 짐 퓨릭(이상 미국.6오버파 286타)을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관련기사)

대회 마지막 날 경기가 월요일 새벽 네 시(한국시간)부터 중계방송을 시작하는 터라 꼼지락거리며 시간을 보내다 전날 선두였던 배들리가 우즈와 마지막 조로 나서며 무너지기 시작한 초반 3번 홀까지 보다 잠이 들었다. 다행히 낮에 케이블 TV에서 후반부 경기모습을 볼 수 있었다.

중계방송 도중에 아나운서와 해설자 왈.

"1타차로 경기를 마친 카브레라와 뒤쫓아 오는 우즈나 짐 퓨릭 중 누가 유리할까요?"
"경기가 벌어지는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 골프장(파70.7천230야드)은 언더파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카브레라가 우승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면서 카브레라 선수가 1969년생이라고 언급을 한다. 그 멘트를 듣고 깜짝 놀랐다. 아무리 젊게 봐줘도 40대 중반은 돼 보이는데 나보다 어리다니. 짜슥. 내 동생뻘이잖아.

사실 그랬다. 무명에 가까운 카브레라 선수 프로필을 모르니 방송에 나오는 모습만 보고 지레짐작했던 것이다. 특히 서양인은 외모만 봐서는 연식을 가늠할 수 없다. 물론 같은 동양인끼리도 짐작 못 하는 경우도 있지만.

2005년 1월 말. 골프에 입문해서 드라이버도 잡아 보지 못하고 7번 아이언으로 똑딱이 연습만 하다 느닷없이 머리를 올리러 간 곳이 필리핀 마닐라였다. 같이 간 일행 분들은 5년이나 10년 연상이었지만 캐디들은 자치기 놀이하는 내 눈치를 더 보는 것이다. 말로만 듣던 황제 골프를 치고 있으니 그늘집에서 쉬는 시간도 많아 아이스 맥주를 마시며 노닥거리다 일행 중 한 분이 검지 손가락으로 우리를 싸잡아 가리키며 캐디들에게 물었다.

"Hey. Old boy?" (누가 제일 늙어 보이냐?)

일제히 손가락으로 날 가리킨다. 이유가 뭐냐고 되묻자 머리가 하얘서 그렇단다. 헉. 새치가 좀 있기는 하지만 내가 나이가 제일 들어 보이다니. 急OTL

하지만 피장파장이다. 캐디들이 모두 40대로 보였지만 제일 나이 든 아줌마가 30대 초반이고 모두 20대 초중반 아가씨들이란다.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서로 낄낄대고 웃었던 기억이 있다.

심리학에 첫인상 3초의 법칙이 있단다. 단 3초면 그 사람을 파악한다고 한다. 카브레라 선수를 보는 순간 오십은 돼 보인다고 넘겨 짚었다. 나이만 가늠한 것이 아니라 고생 끝내고 이제는 출세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너무나 정확히 틀렸다. 그동안 PGA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2001년 유럽골프투어 아르헨티나오픈에서 생애 첫 빅리그 우승을 했고 한때 세계랭킹 9위까지 오르기도 했다는 걸 우승기사를 보고 알았다.

첫인상. 참 중요하다. 그렇다고 첫인상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건 아닐 게다. 오늘 처음 본 카브레라 선수를 비롯해 지금까지 만난 분들을 보자마자 그렇게 단정 짓지는 않았나 생각해 보니 할 말이 없다.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3초 만에 내 첫인상을 결정했으리라.

하지만 점쟁이 빤쓰를 입고 있지 않은 다음에야 어찌 사람을 3초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으랴.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 온 이에게서 뜻밖의 모습을 발견할 때도 있지만 좋든 싫든 시간이라는 추억을 공유하며 서로 익숙해 지는게 더 좋다. 사람은 더 깊이 사귀어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고 그러면서 점점 friend(친구는 또래라는 뜻이 강해 friend 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가 되어간다.

카브레라 선수 덕분에 오늘 한 수 배웠다. 상대방에게는 좋은 첫인상을 남기도록 온 힘을 다하고 내가 보는 타인의 첫인상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아니니 속단하지 말라는 것. 쉽지 않은 일이지만 노력은 하며 살아야지. 보자마자 예쁜 모습만 집어내는 족집게 속성학원은 어디 없을까?

[畫蛇添足] 지난해 초 같이 술 마시던 짱가라는 후배가 바람막이와 보스톤백을 포함해서 골프세트를 홀라당 자기 차에 싣고 나른 뒤부터 TV 중계를 보며 이미지 스윙만 열심히 하고 있는 신세다. 혼마 아이언세트, 다이와 드라이버세트, 퍼터는 히로마쓰모토였는데 아깝다. 자기 중고차보다 값이 더 나가는 풀세트를 들고 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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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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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일반적인 방법¹

1. 템플릿 → 페이지요소 → 페이지요소 추가 → 피드 선택
2. 피드 URL 주소 입력
    http://yourblog.blogspot.com/feeds/comments/default
    yourblog.blogspot.com : 사용자 블로그 주소
3. 피드 구성
    게재 항목 선택 → 변경내용 저장
4. 배치

※ Recent Posts는 피드 URL 주소를 다음과 같이 설정
    http://yourblog.blogspot.com/feeds/posts/default

Ⅱ. Recent Comments widget 조정 방법²

1. 템플릿 → 페이지요소 → 페이지요소 추가 → HTML/JavaScript 선택
2. 아래 소스를 복사하여 콘텐츠에 붙인다.


<script style="text/javascript">
function showrecentcomments(json) {
for (var i = 0; i < numcomments; i++) {
var entry = json.feed.entry[i];
var alturl;

if (i == json.feed.entry.length) break;
for (var k = 0; k < entry.link.length; k++) {
if (entry.link[k].rel == 'alterna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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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에필로그

강원도 홍천지방 기온이 33.5도까지 올라가고 서울이 31도의 무더위를 기록했지만 별미로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으며 javar 소스를 전~혀 모르는 나무는 요놈을 뜯었다 붙였다 가지고 놀면서-중간 중간 노트북을 확 뽀샤 버리려고 할 때도 있었지만- 주말을 다 보냈다. 덕분에 국수를 사러 슈퍼에 갔다 올 때 허벌나게 더운 줄 알았다.

1. [Source] Zizukabi:Recent Comments in Sidebar
2. [Source] TypoXP Blogger Templ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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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5 12:20

샐러리맨 예찬

함민복

쥐가 꼬리로 계란을 끌고 갑니다 쥐가 꼬리로 병 속에 든 들기름을 빨아먹습니다 쥐가 꼬리로 유격 훈련처럼 전깃줄에 매달려 허공을 횡단합니다 쥐가 꼬리의 탄력으로 점프하여 선반에 뛰어 오릅니다 쥐가 꼬리로 해안가 조개에 물려 아픔을 끌고 산에 올라가 조갯살을 먹습니다 쥐가 물동이에 빠져 수영할 힘이 떨어지면 꼬리로 바닥을 짚고 견딥니다 30분 60분 90분-쥐독합니다 그래서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살아가는 삶은 눈동자가 산초 열매처럼 까맣고 슬프게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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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4 08:49

planning이란?

planning을 일반적으로 '기획'이라고 한다. '계획'을 뜻하는 plan에 진행형인 ing가 덧붙어 있을 뿐이다. 사전적인 의미를 찾고자 해도 일반적인 해석뿐이고 실제 planning에 대한 상세한 설명으로는 부족하다.

새해 첫날 금연 목표를 세웠다 치자. 금연은 달성해야 할 과제(target)에 해당한다. 금연 목표를 달성하려고 운동을 한다거나 식이요법을 하거나 금연침을 맞는 행위는 plan의 시작이다.

금연 목표를 달성하도록 주기적인 check를 하며 부족한 부분은 원인을 파악해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정해진 시간에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것이 planning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PDCA(Plan → Do → Check → Action) cycle을 끊임없이 반복하여 금연에 성공하는 것이 planning이다.

planning은 plan + ing다.

plan은 좋은 계획일 수도 있고 중간에 바뀔 수도 있지만 planning이 좋은 안(best plan)으로만 머물면 이미 실패한 것이 되고 만다. planning은 처음 계획한 것이 정해진 목표를 향해 가는지 살펴야 하고 진행이 부진한 것은 왜 그런지 원인을 알아내 계획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계획으로 대체함으로써 목적을 이루도록 끊임없이 살아 움직여야 한다.

planning의 출발점은 best plan이다. 완벽한(또는 완벽에 가까운) best plan은 20%의 노력과 시간으로 80%의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20%의 효과를 얻으려면 80%의 노력(plan+ing)을 하여야 한다. 계획(best plan)과 변화(ing)를 반복하여 정해진 시간에 목표에 이르는 것이 planning이다. 기획이 실패하는 원인이 best plan만 있고 ing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planning은 best plan이나 perfect plan이 결코 아니다. planning은 성공과 실패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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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3 05:41

돌진남과 소비자

SK 돌진남이 이번엔 삼성 본관 앞에서 시위를 했다. 삼성 글로벌 로밍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지난 4월 10일 SK 텔레콤 정문을 자신의 벤츠 승용차로 돌진해 들이받아 화제가 됐던 양반이다. (관련기사)

앞뒤 사정을 다 제쳐 두고라도 얼마나 화가 났으면 그랬을까 이해가 된다. 나무도 그런 적이 있기 때문이다. 벤츠 승용차가 없어 정문을 들이받지는 못했고 돌진남처럼 들이받을 용기도 없다.

2002년 가을.
해마다 그랬던 것처럼 친구들과의 모임을 위해 사내 휴양시설인 연포콘도를 예약하고 당일에 도착하여 확인하니 예약자 명단에 이름이 없다. 여러 번 확인하고 회사 담당자와 통화를 하여 사정을 얘기하니 미안하다며 월요일에 출근해서 확인해 줄 터이니 다른 콘도를 얻으라는 것이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났지만 꾹 참고 그러마 하며 통화를 마치고 부랴부랴 근처 숙박시설을 예약하고 친구들과 주말을 보냈다.

월요일 출근하자마자 담당자를 찾아 전후사정을 알아봤다. 분명히 예약한 서류가 있고 담당자가 콘도 측과 통화하니 그쪽 실수라는 게 밝혀졌다. 담당자는 콘도 관리소장이라며 통화를 해 보란다.

"예. 제가 당사자인데요. 그쪽 실수가 명백하니 주말에 지출한 숙박비와 음식값을 지급해 주세요."
"우리 쪽 실수지만 현금으로 보상을 해 줄 수는 없습니다."
"정말이죠?"
"예"

전화를 내려놓으며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담당자에게 말하고 내가 다 알아서 하겠다고 했지요.

자리로 돌아와서는 사내 통신망으로 에버랜드 사장에게 편지를 썼다.
퇴근 시간이 가까와질 무렵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다.

"에버랜드 사장 박노빈입니다."
"예. 제가 박경섭니다."
"화 풀어요. 제가 대신 사과할게요."
"알겠습니다."

퇴근하고 정문을 나서는데 또 전화가 왔다. 우리 회사에서 근무하다 에버랜드 홍보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양반이다.

"경서 너였냐?"
"예"
"야. 말도 마라. 아침부터 사장실에 불이 났는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더라. 너였구나."

홍보팀 사무실이 사장실 옆에 있어서 지켜봤는데 아마도 여러 사람이 불려 들어갔고 한바탕 난리가 났었나 보다.

이튿날.
출근해서 자리에 앉아마자 전화가 왔다. 연포콘도 소장이다.

"죄송합니다. 통장번호 좀 불러 주세요."

그래서 그날 숙박비와 저녁 식사 비용 50여만 원을 환불 받았다.

돌진남의 행동이 무모해 보이고 손해 보는 짓일 텐데도 그런 시위를 한 걸로 봐서는 정말 무지무지 열받은 사정이 있을 것이다. 불만을 가진 소비자에게는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접수를 하고는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며 둘러댄다든지, 전화를 돌려서 시간만 질질 끌면 누구나 화가 날 것이고 이는 회사로서도 결코 득이 되지를 않는다. 사정을 알아보는 것은 회사 의무이니 불만이 접수되면 소비자를 진정시키고 알아 본 연후에 다시 연락을 주든지 직접 방문하여 사정을 차근차근 설명하면 분이 풀리지 않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를 않으니 정문을 들이받고 시위를 하는 것이리라.

나무는 그런 사정에 밝아서 -예전에 소비자 상담실에서 악성민원 담당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어서리- 이런 경우가 생기면 일선 창구와는 싸우질 않는다. 그런 창구의 우두머리라는 넘들은 고객이라는 개념은 애초부터 없기 때문이다.

냉장고를 통째로 교환했던 일, 파리바게트 빵 사건, 휴대폰 환불 등 몇 번의 에피소드가 있고 혹자는 불량 소비자라고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소비자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그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최고 경영자가 그런 마인드를 가지는 것은 이제 기본이 됐기 때문이다. 易地思之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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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2 01:48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孤立)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燈臺)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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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9 00:33

Konglish

대학 신입생 시절 영문과에 다니는 1년 선배에게 물었다.

"형. 영어를 잘하려면 어떡해야 해?"
"쉬워. 생각나는 대로 그냥 말해"

그러면서 가르쳐 준 몇 마디.

실업자(또는 시간많아) : everyday holiday
내가 살게 니가 쏴라 : i buy you pay.
빨리 서둘러 : hurry hurry!
있을 사람 있고 갈 사람은 가라 : is man is, go man go.

요즘도 친구들과는 통한다.

"요즘 뭐하냐? 바쁘냐?"
"바쁘긴 뭐. everyday holiday야"

"야 왜 이리 늦어? hurry hurry"

"술 마시러 가자. i buy you pay"

"2차 가자. is man is, go man go"

공감대가 형성되면 다 통하는 게 영어인가 봅니다.

이런 전투영어를 가르쳐 준 선배이름은 'hotel nin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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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6 00:10

무모한 도전



이년 전 은행에서 네가 내민 이면지에 나는 인감도장 콱 찍고 넌 지장을 냅다 찍으면서 각서를 썼었지. 그리고 지금부터는 술 마시고 담배 피우려면 적어도 제주도까지는 가야 한다며 굳은 결심을 했지.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우리는 각서의 내용이 너무 가혹하다며 제3조를 추가했었지.

"제3조 상호 합의 시에는 예외로 한다"

우리는 수많은 합의를 했고 그 수만큼 술과 담배를 줄기차게 마시고 피워댔지. 그 후로 이 각서는 도루묵 됐고 채 한 달도 안돼 흐지부지 되고 말았지. 맞아. 그날 우리는 술이 덜 깬 상태에서 각서를 썼었어.

난 이제 다시 시작하려 한다. 그래. 내가 생각해도 무모한 도전이라는 거 안다. 사람이 갑작스럽게 변하면 급사한다는 것도 안다. 2007년 6월 6일부터 나는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련다. 정말 내가 술 담배를 하려면 비행기를 타고 나가서 한다. 아니면 국적을 바꿔 이곳을 해외로 만들어 버린다. 무모한 도전이 무한도전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며 마지막 담배를 피운다.

내 인생의 절반을 함께한 술과 담배여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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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5 16:11

살찐 소파에 대한 일기(日記)

황지우

나는 아침에 일어나 이빨 닦고 세수하고 식탁에 앉았다
(아니다, 사실은 아침에 늦게 일어나 식탁에 앉았더니
아내가 먼저 이 닦고 세수하고 와서 앉으라고 해서
나는 이빨 닦고 세수하고 와서 식탁에 앉았다)
다시 뎁혀서 뜨거워진 국이 내 앞에 있었기 때문에
나는 아침부터 길게 하품을 하였다.
소리를 내지 않고 하악을 이빠이 벌려서
눈이 흉하게 감기는 동물원 짐승처럼

하루가 또 이렇게 나에게 왔다
지겨운 식사(食事), 그렇지만 밥을 먹으니까 밥이 먹고 싶어졌다
그 짐승도 그랬을 것이다: 삶에 대한 상기(想起), 그것에 의해
요즘 나는 살아 있다
비참할 정도로 나는 편하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이빨 닦고
세수하고 식탁에 앉아서 아침밥 먹고
물로 입안을 헹구고(이 사이에 낀 찌꺼기들을 양치질하듯
볼을 움직여 물로 헹구는 요란한 소리를 아내는 싫어했다
내가 자꾸 비천해져 간다고 주의를 주었다) 소파에 앉았다
그러나, 소파!
<소파>하면 나는 <비누> 생각이 또 쓸데없이
<부드러움>이라는 형용사가 떠오르다가 <거품-의자>가 보인다
의자 같이 생긴, 젖퉁이 무지무지하게 큰 구석기시대(舊石器時代)의
이 다산성(多産性) 여인상은 사실은 비닐로 된 가짜 가죽을 뒤집어 쓰고 있는데
「오우 소파, 나의 어머니!」나는 이렇게 속으로 이렇게
영어식으로 말하면서, 그리고 양놈들이 하듯 어깨를 으쓱해 보이면서
소파에 앉았던 거디었다.
나는 오늘 아침 일어나 세수하고 밥먹고 소파에 앉았다
소파에 앉으면 거실이 번역극(飜譯劇) 무대 같다
중앙에 가짜 소파 하나, 그 뒤엔 오전 9시를 가리키고 있는
괘종시계가 걸려 있고 세잔느풍(風), 정물화 한 점, TV 세트,
창(窓)을 향한 행운목(幸運木) 한 그루, 그리고 폼으로 갖다 놓고 읽지도 않은
카를 마르크스 『자본론』(모스크바, 프로그레스 출판사) 양장본 3권이
가로로 쓰러져 있는 서투른 서가(書架)와 끊임없이 부글거리는 수족관:
그렇지만 이 무대에서 번역될 만한 비극은 없다
다만 한 사나이가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밥먹고 소파에 앉았다
젊었을 적 사진으로 못 알아보게 뚱뚱해진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최근엔 입에서 나쁜 냄새까지 난다고 아내에게 비난받은 바 있는
이 사나이가 멍하니 소파에 앉아 동물원 짐승이 그렇게 하듯이
하품을 너무 길게 하고 눈물이 난 눈을 두 번을 깜, 빡, 깜, 빡하고 있을 때
무대 왼편(주방)에서 그의 아내가 등장했으며 그녀가 소파에 걸터앉아
그의 턱을 쓰다듬어 주면서 면도 좀 하라고 하자
그가 아내를 껴안으면서 「엄마!」라고 불렀을 뿐이다

하마터면 피아니스트가 될 뻔했던 아내가 출장 렛슨 나가기 전에
그에게 와서 나를 어루만져 줄 때가 나는 좋다
나는, 아내가, 소파에 앉아 있는 그의 머리카락을 컷트해 줄 때
낮잠 자고 있는 그에게 가만히 다가와 나의 발톱을 짤라 줄 때
혹은 그를 자기 무릎에 눕혀 놓고 내 귓밥을 파 줄 때, 좋다
아침마다 그에게 녹즙을 갖다 주고 입가에 묻은 초록색을 닦아 주자
나는 그녀를 보면서 빙그레 웃었다
나는, 아내가 그를 일으켜 주고 목욕시켜 주고 나에게 밥도 떠먹여 주고
똥도 받아 주고, 했으면 좋겠다
나는 그의 남은 생(生)을 그녀에게 몽땅 떠맡기고 싶다
코로 숨만 쉴 뿐, 꼼짝도 않고 똥그란 눈으로 뭔가 간절히 바라고 있으면
그녀가 다 알라서 해주는 식물인간(植物人間)이고 싶다
가끔 햇빛을 보고 싶어하므로 창문을 열어 줄 필요만 있을 뿐
동정할 수는 있어도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이 행운목(幸運木) 나는
이 병실(病室)에서 나고 싶지 않다

나는 오늘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밥먹고 소파에 앉아서
아내가 나갔기 때문에 하루 종일 집에서 혼자서 놀았다
비계 덩어리인 구석기시대 어머니상에 푸욱 파묻혀서
괘종시계가 내 여생을 사각사각 갉아먹는 소리를 조용히 들었다
너무 많이 남아도는 나의 시간들이 누에 똥처럼 떨어졌지만
나는 수락했다, 이것도 삶이며
이제는 그것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걸
사람이 희극(喜劇)이 되는 것처럼 견딜 수 없는 일이 있을까마는
그러므로 무위(無爲)는 내가 이 나머지 삶을 견딜 수 있게 하는 격(格)이랄까
사람이 만화가 되어서는 아니 되기 때문에
비록 사나이 나이 사십 넘어서 「내가 헛, 살았다」는 깨달음이
아무리 비참하고 수치스럽다 할지라도, 격조있게,
이 삶을 되물릴 길은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이것 인정하기 조금은 힘들지만
세상에 조금이라도 복수심을 갖고 있는 자들의 어쩔 수 없는 천함보다야
무위도식배(無爲徒食輩)가 낫지 않겠는가! 나는 소파에 앉아서 하루 종일,
격조 있게, 놀았다
탄식하는 시계가 분침과 시침을 벌려
역광을 받는 공작새처럼 화사한 오후를 만들고
내가 손대지 않은 무구(無垢)한 시간을 뜯어먹은 누에가
다른 종류의 생을 예비하는 동안
수족관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내 얼굴에
횡(橫)으로 도열한 수마트라 두 마리, 열대어 화석처럼 박혀 들어 있을 때
나는 내가 담겨 있는 공기족관(空氣族館)을 느겼다
거기서 나는 고기처럼 또 하품을 했고
MBC 뉴스 데스크에서는 전 해군참모총장이 검찰청 앞에서
검은 라이방을 쓰고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는 거디었다

내가 「오우 소파, 마마미야!」 외치면서 소파에서 벌떡 일어난 것은
아내가 돌아왔기 때문이다(그녀는 무대 오른쪽에서 등장했다
슈퍼마켓에 들렀는지 식료품 봉다리를 들고)
나는 오늘, 밥먹고 TV 보고 잤다
자기 전에 아내가 이닦고 자라고 해서 이빨도 닦았다
화장실 앞에서 전 해군참모총장처럼 포즈를 취했더니
아내가 쓸쓸하게 웃었다는 것도 적어야겠다
아 참, 오늘 날씨는 대체로 맑았고 서울과 중부지방 낮 28도였다
내가 안방 문을 열면 무대, 불이 꺼진다
어둠 속에서 한 사나이가 외친다; 「지금, 옥수수밭에 바람 지나가는
소리, 들리지? 자 15층 아래 강으로 나는 가고 있어
밤에는 강이 긴 비닐띠처럼 스스로 광채를 낸다는 걸 이제야 알았어!
가련한 공기족(空氣族)들이여, 안녕, 빠이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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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3 00:17

박무가네 보이스

몇 해 전 직장 동료였던 한모 차장이 자리에 들렸다가 이면지에 그려준 나무의 자화상이다.

십여년 전 어느 날. 악기를 하나 배워 보고 싶어하던 차에 인사동에 갈 일이 있었고 마침 낙원상가가 근처에 있어 무작정 발길을 돌렸다. 기웃거리며 구경하다 들려서 사 온 것이 색소폰이다. 끝이 꼬부라진 멋있는 놈으로 고르려니 주인장은 초보자에게 너무 어렵다며 알아서 골라 준다. 더 싼 거 없어요? 대만제가 제일 싸다며 그걸로 하겠느냐기에 거금 30만 원을 카드로 긁었다. 당시 사진을 막 배우기 시작하던 터라 신발장 옆에 있는 판넬을 뒤에 세우고 사온 색소폰을 찍은 것이 요놈이다.

딸려 온 초보 색소폰 교본을 보며 마우스피스를 끼워 넣고 바람을 불었다. 소리가 난다. 다음날 회사에서 색소폰을 샀다고 자랑을 하며 올 송년회를 기대하라고 했다. 내가 멋지게 색소폰 연주를 해주겠노라고.

음계 연습을 한답시고 도레미를 손가락으로 잡고 부는 연습을 하다 잘 닦아서 상자에 고이고이 모셔서 옷장 한구석에 세워 놨다. 흐뭇해하면서. 내일부터 연습하지 뭐. 늦게 퇴근하고 저녁 술자리도 잦아지다 보니 그놈을 꺼내 볼 새가 없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고 지금 그놈은 내방 책상 밑에 가로로 누워있다. 편안하게.

색소폰이 잠든지 이삼 년 후. 아침 출근버스를 타고 막 정문을 들어서는데 앞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이 보인다. 공장에서는 규정속도가 시속 30km로 한정돼 있어 버스가 그 자전거를 뒤따라 가는데 문득 외발 자전거를 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쇼핑몰에 들어가 탐색을 하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바퀴가 하나뿐인데 값은 두발 자전거보다 비싸고 무슨 종류가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바퀴 크기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초보자가 타기에 쉬운 18인치(20인치 인지 기억이 가물가물)로 결정했다. 허름한 놈으로 고르니 이번에도 대만제가 제일 싸다. 결정을 하자마자 바로 질렀다. 십 오만 원 인가 한 걸로 기억한다.

며칠 후 도착한 외발 자전거를 조립하고 안장에 앉아서 균형을 맞춰보니 몸을 가눌 수도 없고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다. 주말에 밖에 나가 난간을 부여잡고 연습을 시작해야지 하며 현관문 앞에 세워 놨다. 그렇게 몇 해가 흘렀고 그동안 문을 열고 나다니기에 가로거치고 무척 불편했지만 외발 자전거는 처음 그 상태 그대로 놓여 있었다.

이 년 전인가 이사를 하게 돼서 이삿짐을 다 나르고 외발 자전거를 놓을 때가 마땅치 않아 1층 계단 옆에 세워놨다. 다음날 아침에 내려가 보니 자전거가 없어졌다. 이런 젠장. 자물쇠 없이 놔뒀더니 누군가 재활용품으로 오인해서 들고갔나 보다. 땅을 한 번도 밟아 보지도 못했고 달라는 사람도 많았지만 몇 년 동안 현관문만 지키던 놈이기에 아까운 마음보다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미안하다 외발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던 한 차장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쓰윽하고 그려준 것이 저 그림이다. 박씨네 둘째 아들인 것도 알고 있고 한 번 심통을 부리면 막무가내라고 써준 말이다.

참人生. 앞으로 바르게 잘 살라는 뜻일 수도 있고 막무가내로 살았지만 삐뚤게 살지 않았다는 격려일 수도 있다. 외발 자전거에 올라타 색소폰을 부는 모습이 정말 철없어 보인다. 하지만 저렇게 살고 싶은게 진짜 인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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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1 01:07

치과 가던 날

어제 오후에 차일피일 미루던 이빨 치료를 하려고 치과에 갔다. 예약을 하지 않고 갔더니 4~50분 기다리란다. 기다리는 거야 이제 익숙한 나이가 됐지만 한쪽 볼탱이를 쥐어 잡고 있는 곳에서 뭐 더 볼 게 있나 싶어 올라오기 전 눈여겨 두었던 지하 서점으로 내려갔다.

주중이라 그런지 한가하다. 책을 고르는 손님들이 치과에서 대기하는 환자 수 만큼도 안돼 보인다. 바람 나오는 송풍구 밑에 서 있으니 시원한게 벌써 피서 온 느낌이다.



이리저리 구경하다 세 권의 책을 골랐다. 정확히 말하면 한 권만 나무가 고르고 두 권은 찾지를 못해 매장 언니에게 도움을 청했다.

마흔이 넘어가니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온다. 그래서 골라잡은 것이 '나는 마흔이 좋다'

'2007 신춘문예 당선시집'과 '말랑~말랑 여의도 보고서'는 진열대에서 아무리 찾아도 눈에 띄지 않아 찬스를 사용했다.

"이런 책하고 이런 책이 어디 있어요?"

매장 아가씨는 단번에 책을 찾으러 가는 게 아니라 컴퓨터 앞으로 가더니 검색 찬스를 쓴다. 재고가 있는지 확인하고 책꽂이로 향한다. 몇 분 동안 이곳저곳을 둘러보더니 고개를 갸우뚱 한 뒤 한쪽에 있던 선배인듯한 언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지인 찬스를 쓴다. 이런 두 번의 찬스를 쓰다니... 고참 언니는 책 제목을 말하자마자 순식간에 찾아서 나무 앞에 선다. 허걱. 이렇게 빠르다니. 소림사로 치면 이마빡에 점이 9개 정도는 있을 듯싶다.

지난 4월 말에 은행에 갈 일이 있어 그때도 대기시간을 이용해 서점에서 사온 책이 댓 권 있지만 다 읽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책꽂이에 꽂아 두면 언젠가는 읽을 것이고 행여 나무가 읽지 못하고 지나간다 하더라고 누군가는 책을 보리라. 인터넷으로 주문을 많이 하지만 때로는 서점에 가서 책장을 넘겨 보기도 하고 표지 앞뒷면을 살피며 고르는 책은 더 애착이 간다. 계산을 마치고 총총걸음으로 서점을 나오니 진료 시간이 얼추 다 됐다.

이빨은 시큼시큼하지만 살랑살랑 흔들리는 책봉투를 들고 집으로 가는 날은 기분이 흐뭇하다. 통닭을 사들고 가는 것과는 또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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